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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그렇게 나는 개발자가 되었다. - 전문대 나온 비전공 개발자가 되기까지

by 헤이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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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형식의 글이라 반말로 쓴 점 양해해 주세요.

지금까지 개발자로 살아온 햇수는 대략 10년 정도 된다.

오래된 것 같지만 아직도 한참 모자란 개발자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이쯤에서 한 번쯤 나의 개발자 인생을 되돌아보며 개발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적어보려 한다.

나는 컴퓨터 관련 학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개발 관련 학원을 다녀본 적도 없다.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참고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꿈 많은 새내기 군대 전역자

처음 시작은 군대 제대 후로 돌아간다.

막 군대를 제대한 세상 물정을 너무도 모르는 청년이었다. 모든 병장들이 그렇겠지만 그땐 포부도 많았고 마치 내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군대를 제대하니 군대에서 생각했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고 2~3개월 만에 내가 생각했던 포부는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군대에선 제대 후 좋은 대학교를 편입하고 영어 공부를 하고 해외 유학도 가는 등의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제대 후 어려운 가정 형편과 집안 문제 등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략 1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다시 전문대 메카트로닉스학과를 다시 다니게 되었다.

그냥 평범한 대학생활을 하다가 졸업 시즌이 되어 여러 공채가 떴고 그중에서 **전자 반도체 특채에 지원하게 되었다.

적성검사와 IQ 테스트 같은 시험을 보고 합격을 하고 최종 면접을 통과해서 입사 확정이 됐다.

내가 **전자 직원이라니 정말 꿈만 같았다.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셔서 동네잔치라도 할 분위기였다.

군대에서 생각했던 미래는 아니었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정말 탄탄대로일 것만 같았다.

**전자에 입사하다.

**전자에 입사가 확정되고 1~2개월 정도가 지난 후 **전자에 입사하게 되었다.

집을 떠나오면서 부모님 얼굴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다.

입사하고 바로 일을 하게 된 건 아니고 군대 훈련소 생활같이 한 달 정도 숙소에 지내며, 입사 동기와 함께 먹고 자고 하면서 생활을 했다.

그때는 담배도 못 피게 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정말 딱 "군대 훈련소"가 맞는 말 같다.

그렇게 군대 훈련소 같은 1개월이 지나고 각자 자기의 보직이 정해지고 다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고 나는 디퓨전이라는 공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반도체를 만드는 초입 과정 엔지니어인데 반도체 라인에서 3교대로 근무하게 되었다.

**전자를 다니면서 몇 가지 사건사고가 있었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첫 회식이었다.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며, 40명 정도가 모인 회식 자리였다.

처음 사람들을 봤을 때 나이가 대략 20대 ~50대 정도까지 고르게 분포되었다.

이때 냉면사발에 소주를 가득 채우고 40명 정도가 같이 우정 게임을 했다. 내가 막내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먹었는데 남은 술을 모두 먹어야 했다.

다들 눈치를 보며 조금씩 입만 대는 수준이었고, 마지막인 나에게 온 술의 양은 거의 냉면 한 사발 가득 채운 정도이다. (다들 입도 안 댄 것 같다.)

그때는 포부가 넘쳤기 때문에 그걸 원샷을 했다. (정말 미쳤던 것 같다.) 그리고 정확히 1분 정도가 흐르고 나는 기절을 했다.

눈을 떠보니 다음날 아침 기숙사였고, 나는 어떻게 오게 되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그날 오전 다시 출근을 했지만, 쓰러져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정말 군대 같은 문화였던 것 같다. 지금도 이러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당시에는 이런 문화는 빨리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생 첫 퇴사

그렇게 2~3개월이 흐르고 업무에 조금씩 적응할 때쯤 갑자기 부모님,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 싶었고 3교대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정말 군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쉬는데 주말이 쉬기 어려워 친구들 보기도 너무 힘들었다.

회사 일도 내 적성에 안 맞는 것 같고 재미도 없었다. 평생을 이렇게 살 수는 없었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퇴사를 결심했다.

그때가 내 나이 25살이었다.

**전자 퇴사를 결심했고 부서, 인사 관리팀과 이야기한 후에 회사를 나왔다.

그렇게 나는 **전자를 퇴사했다.

이때 **전자를 그만둔 것은 지금까지도 잘한 건지 못한 건지 그때그때 생각이 달라진다.

그때 퇴사한 것은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지만 가끔은 왜 그때 그만두었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들 때가 있다.

새로운 시작, 희망을 품다

**전자를 퇴사한 뒤에 다시 짐을 가지고 집에 왔을 때 어머니는 잘했다고 해주셨지만 아버지가 많은 실망을 하신 것 같다.

이유야 어쨌든 나는 **전자를 몇 개월 만에 그만두고 나왔고, 아버지는 이를 탐탁지 않게 보셨던 것 같다.

**전자를 퇴사할 때 이후에 쇼핑몰 개업을 해보니 어떤 걸 해보니 생각은 많았지만 결국 실행에 옮긴 건 하나도 없었다.

일단 돈이 필요했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평소에 관심도 많고 어렸을 때 부터 좋아했던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정보보안 전문가 과정 총 4개월 종일반을 등록을 하게 되었다.

컴퓨터 공부를 하면서 정말 행복함을 느꼈다. 특히 네트워크 보안 과정을 배울 때 내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욱 재미를 느꼈다.

정보보안 과정은 대략 생각났던 과정은 네트워크와 서버 쪽을 배우고 침해사고대응, 모의 해킹을 배웠다.

보안과정이 너무 재밌었고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가 되기로 마음먹었고 관련 공부를 계속 하기 시작했다.

리눅스 서버를 좀 더 잘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서 강사님에게 공부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니 리눅스를 잘하기 위해서는 C언어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C언어는 대학교 수업 때 잠깐 들었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포기했던 과목이라 그 어려움은 잘 알고 있었다.

그래도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다시 C언어를 시작했다.

C언어!?

C언어를 배우기로 마음먹었을 때 나는 돈이 없었다. 그래서 학원을 다니는 건 포기했고 대신에 도서관을 다니며 관련 서적을 보기 시작했다.

이때 공부했던 컴퓨터가 재밌는데 넷북이라고 해서 현재 모바일용 CPU보다 더 느린 초 저전력을 목적으로 나온 노트북이 있는데 이걸로 공부했다.

정말 느리다고 생각했던 것은 for문을 돌리면 디버깅 모드도 아닌데도 Thread Sleep을 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었다.

초반 1달 정도 쓰다가 너무 느려서 노트북을 하나 구입했는데 그건 아직도 소중히 보관하고 가끔씩 켜보면 추억도 떠오르고 좋은 거 같다.

아무튼 이렇게 C언어 공부를 시작했고 C언어가 처음에 어렵지만 나중에 가니 너무 재밌고 신기한 게 많았다.

남들은 포인트가 어렵다고 했지만 포인트 공부할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그때는 정말 아침에 도서관에 가서 도서관 끝나면 집에 오고 주말도 없이 공부를 했다.

물론 공부를 좋아하지 않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그때 개발이 너무 재밌어서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C언어 책을 2권 독파를 하니 새로운 걸 만들고 싶었다.

Turbo-C를 이용해서 테트리스를 만들었는데 꽤나 재밌었다.

테트리스를 만들고 나니 이걸 네트워크 통신으로 연결해서 같이 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을 공부해 보고 테트리스를 온라인으로 친구와 접속해 즐길 수 있게 업그레이드를 했다.

C언어 공부를 하고 조금 부족함을 느껴, 알고리즘과 자료구조를 공부하였다. 이때쯤 내가 처음 C언어를 공부를 시작한 이유도 잊었다.

아마도 보안 쪽으로 가려고 했다면 이쯤에서 멈췄어야 하지만 나는 프로그래밍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생각은 하지도 않은채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개발자를 결심하다!

C언어와 자료구조, 알고리즘을 공부하니 다른 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공부한 녀석이 C++이었다. 처음엔 객체라는 개념이 이해가 안 됐지만 나중엔 왜 이게 필요한지 알게 되자 신세계가 보였다. C++을 공부하니 이걸 사용해서 좀 더 멋진 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윈도우즈 API 공부를 하였고 그 후에 MFC 공부를 하니 윈도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너무 신기했다.

이때 간단한 윈도우 프로그램 게임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마리오 같은 윈도우 게임)

아마도 내가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공부한 건 아니고 이 땐 너무 재밌어서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에 그냥 공부만 했다.

C++을 공부하고 좀 더 고급언어가 있다는 구글링 정보를 얻어서 했던 게 JAVA였다 자바는 책 한 권 정도 이해한 후 더 이상 보지 않았고 이때 C#을 알게 되었다. C#을 공부해 보니 닷넷 프레임워크에 흥미가 갔다.

닷넷 프레임 워크를 사용해 보니 여태까지 개발했던 C, C++보다 훨씬 간결하고 안정적이게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다.

이쯤에서 개발자가 내 천직이라고 생각했다.

개발자가 되기를 결심하고 어떤 언어의 개발자를 할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JAVA와 C# 중에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나는 Microsoft라는 큰 회사가 만든 C#을 선택했다.

아마도 망할 일은 없겠다 생각했지만... 이 결심이 나중에 엄청 큰 갈림길이 될지 생각 못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풀기로 하겠다.

C#을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닷넷 프레임워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문법을 공부했고 다음 윈폼이라는 프레임워크를 공부했다.

MFC에서 코드 몇십 줄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윈폼은 코드 한 줄에 모든 걸 할 수 있는 걸 보고 하루 종일 멍~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윈폼다음에 웹이라는 걸 공부하기 시작했다. ASP.NET을 공부했었는데 내가 보통 이용하던 구글과 네이버 같은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기술에 흥미가 당겼기 때문이다.

웹쪽을 공부하려면 DB를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MS-Sql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테이블을 만들어 CRUD(Create, Read, Update, Delete) 정도 배웠는데 왜 DB를 공부해야 하는지 여기까지 공부해선 알 수 없었다.

하지만 ASP.NET을 공부하면서 DB의 데이터를 웹폼에 바인딩하는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 이래서 DB를 배워야 한다고 하는 거구나..

정말 이날 하루는 충격에 휩싸이고 소름이 돋았다.

정말 하루하루가 즐겁고 신나는 날의 연속이었다. 이걸 다 배우면 어떤 재밌는 게 나올까!? 그래서 이때 책을 통해서 배운 내용들을 써보자면

HTML, CSS, JavaScript, jQuery, ASP.NET, MS-Sql, XML, UML, Silverligh 이 정도가 생각난다.

이렇게 배우고 나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하지만 이렇게 공부만 할 수 없고 돈을 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개발자가 되었다.

먼저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기 시작했다. 학원을 안 나오고 줄곧 독학만 했기 때문에 내세울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래도 최대한 진실되게 썼다.

이때 정말 힘들었던 게 개발자는 거의 대부분 경력자 채용이 우선시 되었기에 나 같은 사람은 정말 갈 곳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때 메일이 한통 왔다. 아마 그때 내가 메일 확인을 못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겠구나 생각했다.

메일 내용은 이러했다.

"개발자 지원을 했는데 자네는 관련 학과를 졸업한 것도 아니고 개발 학원을 나온 것도 아닌데 도대체 뭘 믿고 뽑아야 하나?"

그래서 솔직하게 내가 어떻게 공부해왔고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어떻게 개발자로 성장할 건지 적어서 답장을 했다.

그리고 하루 뒤에 면접을 보자는 메일이 왔고 나는 **전자 면접 때 보다 더욱 떨리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아마도 나의 가능성을 봐주신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개발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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